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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제작자가 설명충이면 그건 재미없는 이야기라지만, 제가 딱히 프로도 아니고 전 입이 간지러우니 이 정도는 써도 되지 않을까요? 어차피 이야기는 수호자와 플레이어가 만드는 것, 제가 쓴 이 이야기를 더 가혹하게 변경하셔도 좋고, 마음에 안 들면 생선왜건을 폐기처분하셔도 좋습니다.
당연하지만 이건 시나리오의 보충설명이므로, 네타가 아주 강합니다. 시나리오를 읽기 전에는 읽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장 아래쪽에는 핸드아웃 모음을 준비해두었습니다. 편리하게 써주세요!
모티브
적당히 쓰고 싶은 것 다 집어넣은 이야기입니다.
낯설고 적대적인 외계의 사회에 떨어졌는데, 그게 사실 내 인식이 비틀린 것이라면? 에서 시작했습니다. 한편으로는 E.T.처럼 지구에 표류한 외계인의 눈으로 본 지구이기도 합니다.
E.T.입장에서 본 엘리엇은 꼬마 괴물 셜리만큼이나 기괴하지 않았을까요?
멈출 듯 하면서 끊임없이 내리는 성가신 안개비와 구름으로 시종일관 흐린 날씨는 이 세상이 얼마나 이방인에게 적대적인가를 상징합니다. 영원히 머물기는 힘들 거란 압박감을 주지만 그렇다고 돌아가도 파멸뿐이죠.
플레이어의 모럴을 시험하는 시나리오도 정말 만들어보고 싶었고요.
끝나고나면 아마 저를 목매달고 싶어서 모럴이 시험받는 분이 계실지도.
무엇보다, 포스가 좀 떨어진 감이 있는 위대한 이스의 종족이 정말 개새끼같이 느껴지는 시나리오를 쓰고 싶었습니다.
인류 뒤에 나타날 검은 풍뎅이 종족은 지능이 높다는 것 외엔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만, 그들에게도 사회가 있고 높은 지능이 있다면 문명이 있고 삶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겠지요(의외로 무리곤충들은 사교적입니다). 친숙한 얼굴들이 냉담한 정복자로 변해서 정신과 육체와 일궈둔 사회를 모두 약탈하는 상황은 충분히 절망적이고 무서웠을 겁니다.
제목은 안타깝게도 생선이 굉장히 좋아하는 아틀러스의 똥망쿠소겜 디지털 데빌 사가 ost에서 나온 구절입니다.
Another world, it may rain always~ 란 구절이었죠.
NPC 트리비아
처음 만나게 되는 ‘무례한 괴물’은, 일종의 모럴 약화 장치입니다. 정체는 탐사자 일행을 소환하려고 한 마법사지요. 불러온 ‘괴물 풍뎅이’가 쓸모가 없어 보이자 죽이려 듭니다.
무시무시하고 기괴한 외견과 다르게 너무 약하므로 ‘어라, 이렇게나 약하다면 방해되면 죽여도 되지 않아?’라고 여기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그래서 크툴루답지 않게 괴물 개개인은 쉽게 죽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죽이지 않기를 선택하는 사람도 충분히 있을 법하지만 적어도 ‘손 쉽게 제압 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어주세요. 선택을 돕는 날붙이(도끼입니다)와 밧줄이 지하실에 준비되어있습니다.
집을 나서자마자 조우하는 주정뱅이는 딱히 도망가게 두어도 소문이 퍼지게 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사고나 목격담이 없고서야 혼자 사는 주정뱅이 따위가 괴물을 봤다고 난리 치는걸 누가 진지하게 들어줄까요?
길가에 괴물이 우글우글하니 숨어 돌아다녀야 하며, 그들은 적대적일 거라고 경고하는 장치입니다.
‘꼬마 괴물’셜리는 반대로, 탐사자의 모럴을 시험하는 장치입니다.
인간 기준 5살 정도의 생각이 유연하고 순수한 꼬마로, 어린이와 괴물의 교감을 다루는 작품류.. 구체적으로 E.T.가 본 엘리엇은 이런 느낌이었을 겁니다.
밤에 조우하면 들고 있는 ‘괴물이 잔뜩 그려진 책’이란 예티나 외계인 따위의 UMA이 나오는 흔한 아동 서적입니다. 외계인을 찾으려는 거였는데, 성공했군요.
인간어를 가르쳐주는 용도의 NPC 같지만 사실 인간어를 몰라도 이야기의 진행엔 지장이 없죠. 그래서 탐사자가 해치려 들거나 마을에서 지나친 소란을 일으키면 더는 등장하지 않게 됩니다.
나이를 먹고 나면 셜리는 비밀친구였던 탐사자를 상상친구 정도로 기억하겠지요. C엔딩이 이런 이야기의 비극적인 해석이라면, B엔딩의 탐사자가 후에 셜리가 사는 마을을 찾아가보는 후일담도 있을 법합니다. 혹은 어른이 된 셜리가 상상속의 비밀친구를 회상하며 그린 동화책이 어딘가에 발매됐을지도 모릅니다.
‘괴물의 탈을 쓴 이스의 위대한 종족’은 이 이야기를 해결해주는 키 중 하나지만, 동시에 탐사자의 종족을 전멸시킨 가해자에 속하기도 합니다.
그는 ‘개미눈꼽만한’ 책임감과 흥미로 움직이며, 긴장감 없고 경박합니다. 이는 휴가를 즐기기 위해 현재 신체에 꽤 동화되어있는 탓으로, 아마 다른 신체에서 만나면 또 다른 느낌일지도 모르지요. 그의 입장에선 기껏 재밌는 일이 일어난다던 시간선에 관광차 왔더니 그게 자기네 종족이 싸놓은 똥이었던 겁니다. 우와 시시하고 귀찮고 재미없어라.
그에게 인간신체가 죽는 건 약간 곤란하지만 크게 대수롭지 않은 일이며, 지나치게 적대하거나 성질을 건드리면 그대로 등 돌리고 떠나버릴 겁니다.
다만 그가 느끼고 있는 미약한 책임감만은 진심으로, 대체로 용건이 있는 개인과 정신을 바꿨을 땐 자기네 기준에서 정중하게 대접하는 데 반해 탐사자의 상황은 ‘우리도 어쩔 수 없지만 공평한 건 아니지’라고 생각합니다.
탐사자가 B엔딩을 포함해 그럴싸한(쉽고 재밌어 보이는) 해답을 먼저 제시한다면 꽤 기분이 좋아져서 제 딴에는 친절하게 굴기도 합니다. 애초에 보러왔던 사건, 그러니까 거대곤충 출현으로 일어날 시시한 소동보다 그쪽이 더 재미있는 상황 같고 자신이 손쓰기도 편하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이 시나리오의 경험이 있는 탐사자가 이스의 위대한 종족이 등장하는 시나리오를 플레이하는 상황이 궁금해요. 충분히 적대시할 사유가 되니까요. 이 이야기의 이스족은 도움을 주는 존재지만, 완전 제멋대로고 자신의 ‘도움’이 탐사자나 탐사자의 동료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관심이 없습니다.
적대적인 세상
쥬라기공원에 보면 식물을 잘못 먹고 탈이 난 트리케라톱스가 나옵니다. 그 시대와는 식물의 식생부터가 달라졌거든요. 게다가 그 시대와는 대기와 기압부터 다르니까요. 페름기엔 거의 1m에 육박하는 잠자리가 살았다지만 요즘 잠자리는 그 1/10 크기죠? 공기 중에 산소가 모자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PC는 도착순간부터 서서히 죽어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계속해서 비가 온다는 설정도 곤충들이 비와 습기를 두려워하는 데서 가져왔습니다. 본디 날개가 있을 수도 있는 곤충종족이 날아다닌다는 발상을 하지 못하게 하는 장치기도 합니다.
이 비는 인간에겐 우산 쓰고 다니기 귀찮아서 맞고 다니는 수준이지만(그래서 우산을 쓰고 다니는 인간들이 보이지 않는 겁니다), 곤충종족에겐 조금이나마 유해하고 날아다닐 만 한 날씨가 도저히 아니거든요.
‘생존’이 직접 위협이 될 일은 사실 없을 겁니다. 식량을 구하는 게 크게 어렵진않고(설마 그 판정을 죄다 실패…. 하셨다면 심심한 애도를), 대체로 시나리오 내에서 늦더라도 4~5일 안에 결말을 맞이하더라고요. 다만 ‘먹고 자고 살아남아야 하는데 먹기 마저 쉽지 않다’는 암시를 주어 세상 모두가 낯설단 인상을 주면 충분합니다. ‘작은 괴물’과의 조우 이벤트 조건을 위해 집에서 하루라도 더 묵게 하려는 목적도 있고요.
죽어가는 NPC1도 초안에서는 이미 하반신이 날아가서(!) 탐사자의 생존만 간신히 빌어주고 죽는 역할이었습니다마는 홀로 남겨진 느낌 때문에 자살 충동이 들고 목적을 잃게되었다는 피드백과 마을에 머무를 이유가 적다는 피드백을 받아들여 살리려는 시도는 해볼 수 있게 변경했습니다. 수호자가 NPC를 다루기 귀찮으시다면 인정사정 두지 말고 죽여버리셔도 좋습니다. 이미 탐사자와 관계가 있는 NPC라도 뭐 실제의 그들이 죽는 게 아닌걸요.
타이만 시나리오인가?
이 반응 보고 조금 놀랐어요. 사실 제가 NPC에게 신경 쓰길 귀찮아하는 성격이라 최대한 성격을 부여하지 않고 아무나 대체할 수 있는 NPC를 투입한 거거든요. 한 마디로 의도가 아니었단 거죠. 근데 예상외의 효과를 내게 될 것 같네요?
앞서도 언급했다시피 초안에서 NPC1은 죽을 운명이었습니다. 왜냐면 시나리오에서도 잠깐 이야기한 것처럼, 탐사자에게 소통할 수 있는 아군이 있어버리면 '괴물'을 거리낌 없이 적으로 인식할 것이고, 양상이 상당히 달라질 거라고 봤거든요.. 1인을 권장한 것도 비슷한 이유고요.
물론 관계가 이미 있는 캐릭터의 경우 수호자가 무자비하게 플레이어를 몰아세울 수 있으리란 생각에 꽤 즐거워한 것도 사실입니다. 너무 심한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의지를 드랍하길래 마을로 최대한 돌아오게 만드는 역할로 바꿨지만요!
하지만 친밀한 NPC를 지키고 교류하는 플레이가 된다면, 그를 위해 플레이어가 세상을 보는 시선이 어떻게 달라질지도 무척 기대되네요. 어느 방향으로든지요.
제 시나리오에 다른 용도가 하나 더 생기기도 했고요.
한 마디로, 영광입니다!
추신
티스토리 표편집 정말 거지같네요. 엑셀에 표만들어놓고 붙여넣기하시면 편합니다.
다시한 번 디라스티트님께 감사 드립니다. 지도 제작은... 파워포인트....
NPC 이름 그거 별 뜻 없습니다. 구글에 random name generator 쳐보세요.
핸드아웃 모음
핸드아웃 일일히 찾기 귀찮으시죠
NPC데이터랑 지도 찾느라 넘기기 귀찮으시죠
여러분을 위해 핸드아웃만 따로 모아놨습니다 나 착하지
NPC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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