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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사족입니다. 돌리는 페어에 맞게 좀 더 손을 보고 싶을 때에 참고로 사용하셔도 좋고, 어떤 요소를 대충 어떤 의도로 어디까지 생각하고 썼는지도 적어두었으므로 바꾸거나 제거하고 싶을 때 참조하셔도 좋습니다.

 

 

영향을 받은 영화


1990년에 나온 애들이 줄었어요라는 영화를 아시나요? 발명가 아버지가 실수로 자녀들을 6mm 크기로 줄여버리는 바람에 아이들이 거대한 정원과 집안을 모험한다는 내용입니다. 스케일은 좀 다르지만, 자신의 크기가 줄어들자 익숙한 집안이 낯선 모험의 장소가 된다는 이야기는 여기서 왔습니다. 이야기의 장소를 방 안으로 한정한 것은 두 사람이 이계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이계가 현실의 좁은 공간에 흘러들어온 것이며 사실 여기는 현실의 그 장소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장치입니다. 그러므로 두 사람을 더 고생시키고 싶다면모험의 장소가 더 넓은 편이 좋다면 범위는 자유롭게 설정 부탁드립니다.

 

요정의 문이라는 유물


Fairy door나 Feentür를 검색해 보시면 장식용의 작고 귀여운 문들이 나올 겁니다.

일반적으로 나무둥치나 정원, 집안 어딘가 등 ‘요정이 드나들 법한’ 공간에 이 요정의 문을 두고 요정에게 소원을 빌거나 선물을 둔다고 합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나오는 요정의 문은 실제로 우리가 요정이라고 부르는 존재들이 사는 이계의 숲으로 연결됩니다. 원래라면 그렇게까지 위험한 유물은 아니었을 겁니다. 문제는 이 유물에 누군가의 악의가 깃들었다는겁니다.

요정은 철에 약하다고 합니다. 특별히 순수한 철에 더 약하다는 이야기는 없지만, 이 유물에 손댄 사람은 되도록 더 치명적인 물질을 쓰고 싶었던 게 틀림없습니다.

현실에서 요정의 문을 열면, 방이라는 공간 하나에 이계가 흘러나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악의를 가지고 문을 걸어 잠갔다는 이야기는 남았기 때문에 이계안에서 요정의 문은 빗장이 걸린 채입니다. 이계와 요정은 돌아갈 곳을 잃고 시프터의 방을 완전히 이계로 침식하고자 합니다. 시프터와 바인더가 ‘갇히는’ 이유도 현재의 요정의 문이 누군가를 가두고 해칠 의도가 깃든 유물이기 때문입니다. 이대로 빠져나갈 곳을 못 찾는다면 두 사람은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잊고 요정마을의 새 주민이 되어 살아가겠죠.

그렇기 때문에 ‘이미 열린 요정의 문에서 요정들이 나왔는데 여전히 문이 걸려있다’라는 모순을 해결하고 요정과 요정의 숲을 현실에서 탈출시키는 것이 이 시나리오의 목표가 됩니다. 요정들이 돌아가고 문이 닫히고 이야기가 완결되었기 때문에 요정의 문은 이후로는 별 효과가 없는 낡은 골동품이 됩니다. 혹은 두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하셔도 좋습니다.

 

이 유물의 입수 경로는 두 사람에게 어울리거나 마스터가 활용하기 좋은 것으로 정해주세요. 불특정 다수를 노리고 이베이 따위에 올렸을 수도 있고, 두 사람에게 악의를 품은 누군가가 다른 사람인 척 전달했을 수도 있습니다. 시프터가 방 안에 들어오자마자 문이 닫히는 것도 이것이 누군가를 해치려는 의도로 개조된 유물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시나리오를 만들 때는 현실에 있는 요정의 문이라는 장식은 몰랐는데, 이 시나리오를 플레이해 준 친구가 제목을 지어줬습니다. 그 전에 제가 지어놓은 이름은 좀 많이 처참했기 때문에,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요정의 RP 포인트 


요정의 성품은 다양하게 표현되지만, 여기 등장하는 요정들은 낙천적이고 겁이 많고 유쾌한 성격입니다. 구두장이 요정 동화와 백설 공주의 난쟁이 사이의 어딘가입니다. 제가 상상한 것은 작고 수염이 난 난쟁이들이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날개 달린 요정이 섞여 있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금기’가 있어서 어기면 큰일난다는 듯이 강박적으로 굽니다. 인간의 눈에 띄면 잡아먹힐 거라는 말도 이것의 일환이고, 챕터3에서처럼 으레 하면 안 된다고 여기는 것을 설득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작아진 바인더나 시프터는 철석같이 요정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을 진심으로 걱정합니다. 인간이라고 말 해도 농담으로 넘깁니다. 일종의 이계의 강제력인지, 원래 한 번 생각한 것을 잘 바꾸지 않는 고집스러운 성격이라 그런 것인지는 받아들이기 나름입니다.

 

 

소제목에 대해서 


챕터 1부터의 소제목은 변이표의 항목들이기도 하고, 실제로 해당 챕터에서 일어나는 일의 반대이기도 합니다.

챕터1은 변이표의 ‘금기의 추종자’를 나타내고 요정들은 ‘요정은 인간에게 들켜서는 안된다’는 금기를 지키려 하지만 실제로는 그 금기를 깨고 두 명이 서로를 찾는 것이 목표입니다.

 

챕터2는 ‘가벼운 발걸음’을 나타내지만 시프터는 초장부터 거창하게 넘어지고, 책상 위까지 올라가는 건 등산이나 암벽타기에 가깝습니다. 도망가는 요정들의 걸음은 날쌔겠지만요!

 

챕터3은 ‘요정의 쾌활함’을 나타내고 실제로 요정들은 낙천적인 마음가짐으로 새 보금자리를 만들려고 하지만 두 사람은 그들이 꺼리고 걱정하는 순철 빗장을 떼어내자고 설득해야 합니다.

 

챕터4는 다시 금기입니다. 요정들은 감히 자이언트 B에 대적할 생각도 하지 못합니다. 못하는 건 못하는 겁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요정이 아니니까, 침착하게 B에 대처하면서 문을 열고 요정들을 돌려보낼 수 있습니다.

 

 

웅장한 흑색 괴수에 대하여 


어떤 시프터나 바인더에게는 먼바다 건너서 찾아온 손바닥만 한 바퀴벌레 정도는 별로 무섭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별로 상관은 없습니다. 싸워서 때려눕히려고 할 수도 있죠. 하지만 실제 플레이어가 상상만으로 너무 두려워한다? 그건 문제가 됩니다.

 

다른 그럴싸한 것을 출현시켜도 됩니다. 주로 청소나 할 일을 미루면 등장할 만한 것으로 설정해 주세요. 방충망 구멍을 방치해서 거대한 쥐가 등장하거나 먼지 구덩이에서 몹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나머지 목욕이 예약된 털 동물이 작아진 주인과 조금 적극적으로 놀고 싶어 할 수도 있습니다.

 

파이널 챕터에서 문을 여는 방식도 두 사람에게 더 어울리는 것이 있다면 자유롭게 바꿔주세요.

 

 

변이표에 대하여


위에 언급했듯, 구두장이 요정이나 옛 전설 같은 곳에 나오는 요정의 이미지를 가져왔습니다. 

크게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많아 가볍게 고를 수도 있겠지만, ‘덧없는 생명력’은 파이널 챕터에서 약간의 고민을 만들 수도 있고 ‘금기의 추종자’는 내용에 따라 재미있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일부를 두 사람의 특성과 비슷해 보이는 것이나 아예 위화감이 강렬하게 들 만한 것으로 개변해도 재밌을 겁니다. 요정의 전설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니까요.

변이의 심각성이 너무 낮아 이계다움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그냥 손재주가 아니라 하룻밤에 구두 열두 켤레를 만들 수 있는 마법적인 손재주입니다. 그냥 가벼운 게 아니라 눈 위를 걸어가는 레골라스처럼 물리법칙을 어기는 마법적인 가벼움입니다. 그리고 변이 또한 그 당장은 인물을 구성하는 프래그먼트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제어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가볍게 생각한 변이가 돌발상황을 만드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도 재밌을 법합니다.

 

 

요정의 숲이라는 이계


요정의 문을 통해 요정들과 함께 현실에 흘러나온 이계입니다. 언제나 따사롭고 포근하게 느껴지고 자기 키보다 높은 풀을 헤치고 다녀도 풀에 베여서 다치거나 하지 않습니다. 이곳에서 다치는 일 따윈 없을 것만 같습니다. 심지어 점점 더 익숙해지기까지 합니다. 악의 없어도 이계는 이계. 그런 무해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이 이계의 본질입니다.

이곳에 너무 오래 머무르거나 이 평화로운 숲에서 살고 싶어진 사람들은 자신이 인간이었다는 사실을 잊고 요정이 되어 살아갑니다. 꼭 나쁜 일만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원래 요정이란 악의 없는 장난으로 인간을 곤란하게 만들기도 하는 법입니다.

 

 

참고 자료 모음


변이표 : 요정화


  1. 비상한 손재주 - 당신은 인간을 초월하는 요정의 손재주가 생겼다.
  2. 요정의 쾌활함 - 당신은 낙관적이고 천진하며 장난스러운 요정의 성품에 물들었다.
  3. 기술 혐오증 - 당신은 기술에 적응하지 못한다. 근대 ~ 현대에 발명된 기계문명에 서툴어진다.
  4. 덧없는 생명력 - 철로 된 물건이 약점이 된다. 철에 닿으면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5. 가벼운 발걸음 - 잔디를 밟아도 뭉개는 일 없이 날아가듯 걸을 수 있고, 등에는 벌레의 날개 같은 투명한 날개가 돋았다. 당신은 민들레 홀씨만큼 가볍다.
  6. 금기의 추종자 - 금기 하나를 정하고 그것에 집착한다. 바닥의 금을 밟지 않는다, 노래의 두 번째 소절을 부를 수 없다 등 그 자체는 사소한 것일 수 있지만 완고하게 그 금기를 어기는 것을 거부한다.

 

<요정의 문> 
시프터는 이 유물의 출처에 따라 이름을 알 수도 모를 수도 있습니다.
낡은 은제 펜던트로, 열 수 있는 작은 문처럼 생겼으며 밖에서 날아들려고 하는 요정이 손잡이 역할을 합니다. 원래는 상당히 고가의 세공품이었을 것 같지만 지금은 안이나 밖이나 손상이 심합니다.
안쪽에는 단차를 이용한 착시현상을 이용하여 요정이 살 법한 숲속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바인더가 마지막 순간에 본 버섯집은 평소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펜던트가 열려서 이계가 쏟아져나오는 징후 같은 것입니다.
겉에 덧댄 금속은 순철로, 순도가 아주 높고 무른 철입니다. 빗장이라도 건 것처럼 거칠게 끝만 붙여놓았기 때문에 위화감이 심합니다.

 

챕터 별 변화 :

상황에 따라서는 바인더의 플레이어가 마스터링을 하고 싶을 수도 있고, 전개를 좀 바꾸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이 시나리오의 챕터별 경과를 따로 적어두겠습니다.

 

챕터 0 - 요정의 문이 열리고, 이계가 현실에 넘쳐흐릅니다.

근처에 있던 바인더가 이계의 영향으로 작아집니다. 이때까지 방 밖에 있는 사람에겐 방 안의 상황은 시프터의 눈으로 보아도 바인더가 보이지 않는 것 외에는 평소와 비슷하게 보입니다. 다만, 바인더가 뭔가를 건드렸다면 그 물건의 움직임은 보일 겁니다. 바인더의 목소리도 작고 새되게 들리지만(작아졌기 때문에) 들리기는 합니다. 방 안에서는 순식간에 숲이 자라 모든 것을 뒤덮지만 그 안의 사람은 작아지면서 추락하는 와중이라 어지간해서는 보기 힘들 겁니다.

 

챕터 1 - 이계의 숲이 아직 열린 문을 제외하고 방안을 완전히 점령했습니다. 시프터의 눈으로 보면 나무와 버섯과 덩굴이 덮은 것이 사실은 거대하게 보이는 현실의 물건들을 덮으며 자라난 것이 보입니다.

방 안에 있는 사람에게는 요정들이 다가가서, '인간'을 부르는 것을 방해하려 합니다.

방 안을 들여다보는 사람은 발을 하나라도 들여놓기 전에는 '숲'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디선가에서 튀어나온 작고 희한하게 생긴 '요정'들이 역시 작아진 상대방을 잡동사니들 사이로 끌고 가려는 모습이 보일 뿐입니다. 그리고 상대를 향해 발을 하나라도 내딛는 순간 뒤에서 문이 닫힙니다.

 

챕터 2 - 방 안에 들어온 시프터의 크기도 줄어듭니다. 시프터가 넘어지면서 나무와 풀을 부러트리고 뭉개서 생긴 공터도 빠르게 복구됩니다. 방은 그냥도 엉망이었으므로 운동신경이 좋지 않은 시프터라면 어딘가에 부딪혀서 다쳤을지도 모르지만, 당장 이 챕터에서 등산해야 하니 심하게 다치지는 않은 편이 좋습니다.아니면 날개를 달아주세요

숲의 모습은 챕터1과 크게 차이는 없습니다. 두 사람은 갈수록 몸이 가볍고 몸을 움직이기 쉽다고 느낍니다.

 

챕터3 - 요정들이 책상 위에 마을을 짓기 시작합니다. 이제 숲 아래 덮인 현실의 물건들은 수십 년은 낡아 보입니다. 보이는 것과 별개로 실제로 낡아서 부스러지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펜던트의 문 뒤에서 빛이 새어 나옵니다.

 

파이널 챕터 - 숲의 모습은 챕터3과 크게 변화는 없습니다. 두 사람은 요정들의 기분에 동화된 듯 명랑하고 즐거운 기분이 듭니다. 평소 성격에 따라서는 위화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손을 잡으면 바퀴벌레의 해상도가 높아 보이는 것은... 시프터의 눈이 현실을 침범한 동화의 필터를 걷어내고 실제의 모습을 더 잘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거나 단순히 더 잘 보려고 하니 더 뚜렷하게 그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있게 된 탓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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